오늘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秋分節氣(추분절기)다.
‘秋分(추분)’을 破字(파자)해보면, 秋(가을 추)는 禾(벼 화)와 火(불 화)가 합쳐져서 이루어진 글자로, 火는 곡식을 익혀주는 太陽熱(태양열)을 가리키며, 햇볕(火)을 받아 익은 곡식(禾)을 거두어들이는 계절, 즉 ‘가을’을 뜻한 자이다.
分(나눌 분)은 八(나눌 팔)과 刀(칼 도)의 합침으로, 칼(刀)로 물건을 나눈다(八)는 뜻을 나타낸 글자이다. 칼로 물건을 쪼개듯이 사물의 이치를 명백하게 ‘가린다’ 하여 ‘分別(분별)하다’의 뜻으로도 쓰인다. 따라서 추분 절기에 태어난 사람은 인간사와 만물을 분간하고 판단하는 일을 누구보다 잘한다.
秋分(추분)은 24節氣(절기) 중 16번째 절기로, 白露(백로)와 寒露(한로) 사이에 들며, 太陽(태양)의 黃經(황경)이 180도일 때이고, 태양은 赤道(적도)를 통과하여 北半球(북반구)에서 南半球(남반구)로 들어가게 된다.
음력으로는 8월, 양력으로는 9월 22일~23일 무렵이다. 이날 태양이 秋分點(추분점)에 이르러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지고, 추분이 지나면 점차 밤의 길이가 길어진다.
시기적으로 收穫期(수확기)가 되며 이때부터 농촌에서는 고구마줄기, 토란대, 머윗대, 표고버섯 등 겨우내 먹을 山菜(산채)를 말려 나물을 준비한다.
옛날 중국에서는 추분 기간을 3候(후)로 나누어, 처음 5일간은 우레소리가 그치고, 다음 5일간은 冬眠(동면)할 벌레가 구멍을 막으며, 나머지 5일간은 땅 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고 하였다.
許愼(허신)의 說文解字(설문해자)에 보면 龍(용)에 대한 해설을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 鱗蟲之長(린충지장). 能幽能明(능유능명), 能細能巨(능세능거), 能短能長(능단능장). 春分而登天(춘분이등천), 秋分而潛淵(추분이잠연). – ‘龍(용)’은 ‘비늘 달린 동물의 우두머리’이다. 숨을 수도 있고 나타날 수도 있으며, 아주 작아질 수도 있고 아주 커질 수도 있으며, 짧아질 수도 있고 길어질 수도 있다. 춘분(春分)이 되면 하늘로 올랐다가 추분(秋分)이 되면 깊은 연못 속으로 잠긴다.
이제부터 밤, 즉 收斂(수렴) 凝縮(응축)하는 陰(음)의 길이가 낮 즉, 膨脹(팽창) 擴散(확산)하는 陽(양)의 길이보다 길어지기 시작하는 金(금)의 세력이 확장하는 때이다. 따라서 金氣(금기)에 의하여 김장용 배추도 속을 채우기 위하여 스스로 몸통을 오므리기 시작하고, 모든 곡식과 과일들이 팽창보다는 수축하여 안으로 무르익기 시작하는 때이다.
박세철 우리문화진흥원 부원장/경기도광주문화원 古典·命理學·九星學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