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unews1

― 생성형 AI의 시대, 언어에 깃든 철학과 윤리를 재조명하다 “사랑은 감정의 깊은 바다와 같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우리는 각자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떠올리며 마음속에 사랑의 풍경을 그린다. 누군가는 잔잔한 호수를, 누군가는 거친 파도를, 또 다른 누군가는 따스한 햇살을 생각할 것이다. 이처럼 언어는 단순한 기호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경험, 그리고 사유의 층위가 쌓여 만들어진 ‘의미의 그릇’이다. 그런데 이제 이 그릇을 빚는 데 인간의 손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의 손길이 더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사랑”이라는 단어와 가장 높은 확률로 연결되는 단어들을 조합하여, 논리적으로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이 문장에서 ‘마음’은 어디에 머무는가? 인공지능은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만, 사랑을 ‘느끼지는’ 못한다. 이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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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포그래피와 폰트, 한글의 시각적 확장을 꿈꾸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글자를 보고 살아간다. 스마트폰 화면의 알림창부터 거대한 건물 외벽의 간판, 그리고 우리가 지금 읽고 있는 이 신문 기사까지, 글자는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도시와 공간의 분위기를 결정하고 우리의 감성을 자극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들면서, 문자는 단순한 의미 전달을 넘어 ‘보는 언어’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한글과 인공지능〉이 주목하는 ‘꽃문’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꽃문’은 ‘문자가 꽃처럼 피어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글은 그 자체로 뛰어난 조형성을 지닌 문자다. 자음과 모음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구조는 그 어떤 글자보다 아름다운 리듬감을 선사한다. 그런데 인공지능 기술은 이 한글의 아름다움을 무한대로 확장하는 새로운 도구가 되고 있다. 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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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시대, 한글의 문장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정신의 풍경 우리는 지금, 인간의 손을 거치지 않은 문장이 매일 수억 개씩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다. 0과 1로 이루어진 디지털 우주에서 인공지능은 텍스트를 읽고, 쓰고, 요약하고, 심지어는 새로운 문학 작품까지 창조해낸다. 기계가 글을 쓴다는 것. 이는 단순히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글쓰기’라는 행위에 대한 우리의 오랜 정의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사건이다. 과거, 글쓰기는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이었다. 펜 끝에서 흘러나오는 문장은 작가의 사유와 감정, 경험의 축적이었다. 글은 곧 사람의 ‘숨’이었다. 한 문장 한 문장에 작가의 호흡이 깃들어 있었고, 독자는 그 호흡을 따라가며 의미를 길어 올렸다. 하지만 이제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통계적 확률에 따라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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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겉말 너머에서, 삶의 결을 따라 피워낸 새말 이야기 우리는 말과 말을 주고받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작 우리 입에 익은 많은 말들이 낯선 땅에서 건너온 겉말인 경우가 많다. ‘건강한 밥상’이라 하면 될 것을 ‘헬시푸드’라 부르고, ‘함께 배우는 자리’라 할 일을 ‘워크숍’이라 이름 붙인다. ‘이름을 빚는 일’도 ‘브랜딩’이 되고, ‘한 가지 일을 함께 꾸리는 것’도 ‘프로젝트’라는 외딴 이름으로 불린다. 이 말들은 모두 편리하다. 하지만 때로는 삶의 숨결이 닿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묻는다. 이 말을 굳이 빌려 써야 할까? 혹시 우리 안에도 더 깊고 따뜻한 말이 숨어 있지 않을까? 〈한글 틔움〉은 그런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이 지면은 단순한 순화운동이 아니다. 우리가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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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 우리는 여전히 말의 본질을 묻는다 요즘은 기계가 먼저 말을 건넨다.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화면 위에 뜬 그 말은 매끄럽고 정중하며, 때로는 감정이 담긴 듯 부드럽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인삿말이 오히려 마음을 어색하게 만든다. 그 말은 정확했고, 빠르고, 정답 같았지만, 어딘가 공허했다. 문장이었지만, 말은 아니었다. 기계는 이제 인간처럼 말한다. 언어모델은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단어의 패턴을 학습하고, 맥락에 맞는 문장을 구성하며, 필요한 감정을 흉내 낸다. 그러나 우리가 말이라고 여기는 것,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고, 기억 속에 남으며, 관계를 만들고 책임을 지는 그 진짜 말은 단지 문법적으로 완성된 문장으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다. 말은 의미이고, 맥락이며, 숨이고, 결이다. 사람은 말하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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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날, 어르신의 말 한마디에서 피어난 말꽃 지난주, 고향 마을에 다녀왔다. 그날은 장마 직후의 맑은 날이었고, 햇볕은 무척 강했지만 마을 길에는 간간이 그늘이 드리워 있었다. 회관 앞 평상에 앉아 계시던 박ㅇㅇ 할머니는 부채를 슬쩍 접으며 내게 말을 건네셨다. “거기 앉어. 여긴 그늘이 져서 덜 덥다.” 그 말이 어쩐지 마음을 건드렸다. 덥다는 건 똑같은데, ‘더위가 덜하다’는 말은 단순히 온도를 말하는 게 아니었다. 그늘이 있다는 사실보다, 그 그늘이 나를 살피고 있다는 느낌이 더 먼저였다. “그늘이 져서 덜 덥다.”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고 지나가는 말들 가운데, 이토록 사람을 쉬게 하고, 마음을 식혀주는 말이 또 있을까. 내가 알고 있는 뉴스 언어는 대개 숫자나 차트, 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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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는 시대를 초월한 지혜의 원천이다. 세종대왕은 이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했던 인물이었다. 그는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백성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구상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오늘날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모든 것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지만, 세종대왕의 독서법은 여전히 우리의 삶에 깊은 통찰과 가르침을 준다. 세종대왕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것처럼 다독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식사 시간이나 밤중에도 독서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세종대왕은 책을 한두 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하여 읽으며 내용을 깊이 이해하는 데 몰두했다. ”즉위하심에 이르러서는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아, 비록 수라(水剌)를 들 때에도 반드시 책을 펼쳐 좌우에 놓았으며, 혹은 밤중이 되도록 힘써 보시고 싫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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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단순한 소통의 도구를 넘어 한 민족의 정체성과 감성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우리말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노래와 같다. 그 안에는 우리의 역사, 문화, 그리고 삶이 담겨 있다. 우리말을 사랑하고 가꾸는 것은 단지 말의 형태를 지키는 일이 아니다. 이는 우리가 누구인지 깨닫고, 후손들에게 우리다움을 전하는 귀한 여정이다. 특히 우리말 속 ‘아름답다’라는 단어는 단순히 외형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선 깊은 의미를 품고 있다. ‘아름답다’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우리는 흔히 눈에 보이는 미적 조화를 연상한다.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은 이 단어를 “보이는 대상이나 음향, 목소리 따위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눈과 귀에 즐거움과 만족을 줄 만하다”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이 단어의 뿌리를 살펴보면, 그 의미는 훨씬 더 깊고 넓다. 15세기 문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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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가톨릭관동대학교에서는 제23회 대한민국 독서토론·논술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독서문화 확산과 교육 현장 내 독서교육 활성화라는 목표 아래,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독서 축제로 자리 잡았다. 교육부가 후원하고 독서새물결이 주최한 이 대회는 참가자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올해의 대회 주제는 ‘공동체’로, 사회적 통합과 협력을 강조하는 독서와 논술 활동이 중심에 있었다. 대회는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각각 독창적이고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개인전에서는 이야기식 독서토론과 과거제 형식의 논술을 도입해 독서의 흥미를 높이는 동시에 참가자들의 사고력을 평가했다. 반면, 단체전에서는 각 학교에서 선발된 팀들이 교차 질의 토론을 통해 논리와 팀워크를 겨뤘다. 이번 대회에는 496개 학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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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현 작가, 신간 ‘세종책방 회원을 모집합니다!’ 출간 책 읽기에 고민을 가진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한 동화가 독자들을 찾아왔다. 새 책 ‘세종책방 회원을 모집합니다!’는 초등학교 3~4학년 독자를 대상으로, 책 읽는 재미와 독서법의 중요성을 따뜻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독서법 전문가이자 동화작가인 정성현 작가가 쓴 이 책은, 책 읽기가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세종대왕의 독서법을 통해 새로운 독서의 길을 제시한다. 이 책의 배경은 ‘세종책방’이라는 신비로운 공간이다. 이곳은 책 읽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이에게만 보이는 특별한 장소로, 세종대왕 시대부터 존재한 비밀스러운 책방이다. 책방의 주인은 사람이 아닌 고양이 ‘책냥이’로, 이 고양이는 어린이들에게 세종대왕이 실천했던 독서법을 재미있게 전수한다. 책의 주인공은 이도초등학교 학생들이다. 주인공 ‘일자’는 책 읽기가 어렵고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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