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는 시대를 초월한 지혜의 원천이다. 세종대왕은 이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했던 인물이었다. 그는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백성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구상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오늘날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모든 것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지만, 세종대왕의 독서법은 여전히 우리의 삶에 깊은 통찰과 가르침을 준다.
세종대왕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것처럼 다독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식사 시간이나 밤중에도 독서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세종대왕은 책을 한두 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하여 읽으며 내용을 깊이 이해하는 데 몰두했다.
”즉위하심에 이르러서는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아, 비록 수라(水剌)를 들 때에도 반드시 책을 펼쳐 좌우에 놓았으며, 혹은 밤중이 되도록 힘써 보시고 싫어하지 않으셨다”
세종 32년(1450년) 2월 22일자 기록에 따르면 그는 경서를 100번 이상 읽고, 역사책과 같은 실용서도 최소 30번 이상 읽었다고 한다. 그는 반복독서를 통해 단순히 지식을 쌓는 데 그치지 않고, 텍스트의 의미를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하며 사고의 깊이를 확장했다.
세종대왕의 반복독서법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우리는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으며, 인공지능 기술은 단순한 정보 검색부터 창의적인 문제 해결까지 많은 영역에서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일수록 깊이 있는 사고와 성찰은 더욱 중요해진다.
반복독서는 단순히 같은 내용을 다시 읽는 행위가 아니다. 반복을 통해 우리는 텍스트에서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고, 이전에 보지 못했던 세부적인 의미를 파악하게 된다. 이는 우리의 사고력을 확장시키고, 정보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내재화하고 재해석할 수 있는 힘을 키운다.
오늘날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질문에 즉각적인 답을 제공하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정리해준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의 편리함은 깊이 있는 이해와 숙고의 과정을 종종 생략하게 만든다. 세종대왕이 보여준 반복독서는 바로 이러한 시대에 필요한 접근법이다.
책 한 권을 여러 번 읽으며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은 단순한 학습을 넘어선다. 반복독서는 우리가 더 나은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다. 이는 인공지능이 제공할 수 없는 인간만의 사고력과 창의성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세종대왕은 단순히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백성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했다. 그의 반복독서법은 단지 학문적 성취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실용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우리 역시 세종대왕처럼 독서를 통해 자신만의 깊이와 통찰을 키울 수 있다.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은 단순히 텍스트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서 자신의 삶과 연결되는 가치를 발견하는 여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이해력과 사고력을 기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과 주변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세종대왕의 반복독서법은 단순한 독서 습관이 아니라, 정보를 이해하고 내면화하며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방법을 보여준다.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깊이 있는 사고와 인간적인 통찰은 결코 기술이 대신할 수 없다.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더 나은 질문을 던지고, 더 깊은 통찰을 얻으며,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 세종대왕의 독서법을 오늘날 우리의 삶에 적용한다면, 우리는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나만의 독창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세종대왕의 반복독서법은 시대를 초월해 빛을 발한다. 이 방법을 통해 우리는 정보의 시대에서 깊이와 통찰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책을 한두 번 읽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다시 읽고 또 읽는 여정을 떠나보자. 그것이 우리가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는 길이자, 세종대왕이 우리에게 남긴 소중한 유산이다.
[정성현 세종국어문화원 인문학연구소장]